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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말레이시아 파견교사

[Day 163] 파견 끝! SK Kiaramas 마지막 출근

by 누룽지식빵 2025. 8. 27.
시간이 너무 빠르다. 7월 말부터는 더욱 더 하루하루를 소중하게 썼는데, 어느새 15일 마지막 출근을 하고 한국에 온 지도 일주일이 지났다.

정신없이 말레이시아의 생활을 마무리하는 가운데, 이제서야 마지막 출근과 관련한 글을 쓴다.
정리하고 싶은 내용은
1) 송별회
2) 마지막 수업
3) 선생님들과의 작별인사
4) 교육청 Final presentation이다.

 


마지막까지 말도 많았지만, 8월의 일정을 먼저 기록해보고자 한다.
떠나기 전 마지막 일주일은 선생님들과 저녁약속은 다 잡혀있는 마당에 교육부에서는 갑자기 프레젠테이션을 준비하라고 해서 PPT 만들면서, 선생님들에게 드리는 마지막 편지도 작성하고, 정신이 없었다. @_@ 

그 와중에 1~2학년 학생들은 2차시 수업밖에 하지 않아서(수업 진행이 힘들었기에) 수업보다는 다른 방법으로 이 학생들에게 의미있는 경험을 주자라고 해서, 거의 2주 내내 남는 시간에 학교 식당에 가서 수기로 학생들 이름을 만들어서 주었다. 일부러 이렇게 계획해서 한국에서 라벨프린트기를 사가지 않았는데, 정말 1시간이 10분마냥 후딱 갔다. 그래도 10만원 안쓰고 3천원? 밖에 안썼으니 아주 가성비 있는 활동이였다. 길게 줄을 선 모습을 보며 몇몇 선생님들도 가지고 싶어 하시는 듯 하여 교무실에 있을 때면 이름을 써드렸다 ㅎ_ㅎ 한글을 쓸 수 있어서 뿌듯한 순간이랄까>.< 

  • 8월 13일 (수) 교육부 프레젠테이션 영상 촬영
  • 8월 14일 (목) 송별회 및 학부모, 교장 선생님과의 점심식사
  • 8월 15일 (금) 마지막 수업 진행 + 광복절인지라 한복입고 학교 출근
  • 8월 19일 (화) 숙소 체크 + 밤 11시 비행기로 귀국
  • 8월 20일 (수) 아침 8시 도착하자마자 APCEIU로 돌아가 2박 3일 사후 연수 진행

1) 송별회

 
그동안 여러 학교를 떠나는 선생님들의 모습을 보았는데, 이번엔 내 차례였다. 학생들과 함께한 소감도 이야기하고, 그동안의 추억이 담긴 영상도 보고, 선생님들과 갑작스럽지만 아리랑 노래도 부르고, 학생들 한 명 한 명과 눈맞춤, 포옹, 악수를 하며 마지막 인사를 나눴다.

안녕이 Bye이자 Hi라는 의미를 가졌으니, 다시 만나자 얘기해준 6학년 대표 학생
한글을 또박또박 써준 학생들이 너무 많았다. 한글을 소중히 여겨주는 느낌이 들어 감사했다. 이렇게 많은 편지를 열어본 적이 있을까.
시인이다...
우리 칸틴 식구들에게도 추억사진 한 컷씩 드리기, 한글 이름은 덤
생화로 꽃다발을 만들어 준 학생
그동안 쓴 모든 물품은 학교에 기부!


많은 학생들이 영어를 완벽히 이해하는 것은 아닌지라 소감 이야기할 때 말레이시아어로 말하려고 선생님들이랑 연습했었는데, 학생들과 선생님들이 잘 이해한 것 같아 뿌듯했다. 처음 왔을 때는 아주 짧게 소감을 말하고 어서 학생들을 만나길 기다렸는데, 갈 때 되니 하나도 빠짐없이 감사했던 모든 것을 말하고 싶었다.
 

2-1) 마지막 수업: 한지로 교실 창문 꾸미기

마지막 수업은 한지가 많이 남았던 탓에,, ㅎ (내가 가고 나면 아무도 한지 안 쓸 테니까...) 한지에다가 한국어 글씨랑 말레이시아어 글씨를 써서 교실 창문을 꾸몄다.


아주 유쾌한 아이들ㅋ_ㅋ

30명~35명 대상으로 사용한 단어.

안.녕.하.세.요 - Selamat Sejahtera (12개 한지 사용)
감.사.합.니.다. - Terima Kasih (10개 한지 사용)
사.랑.해.요. - Saya Sayang Awak (11개 한지 사용)
최.고.에.요 - Bagus(6개 한지 사용)
행.복.해.요 - Soronok (7개 한지 사용)

 
학급에 있는 학생 수에 맞게 단어와 음절을 사용했고, 미리 글자를 써두고 글자에 맞추어 한지를 찢어서 붙이도록 했다. 2학년은 1시간, 6학년은 35분 정도 걸렸다.

떨어지지 않게 보수공사 확실히 하고 왔어야했는데, 미처 챙기지 못했다. 잘 부탁한다 얘들아..ㅎ
 

2-2) 마지막 수업: SDGs에 대해 알아보고, 내가 할 수 있는 실천 발표하기

사실 6학년은 모두 이 수업으로 끝내고 싶었다. 비록 내가 한국에서 왔지만, 한국문화만을 전수하는 게 아니라 세계시민으로서 우리가 국가나 인종과 관계없이 함께 우리에게 직면한 문제들을 풀어야 한다고 생각하기를 바랐기 때문이다.
하지만, 체력도 안 되고 영어도 안 되고 해서 6학년에서 가장 똑똑한 반과 가장 학업성취도가 낮다고 꼽히는 반만 진행하게 되었다.

[Case 1: 똑똑이 반]
똑똑이 반에서는 생각보다 SDGs에 대해 아는 학생들이 없어서 놀랐다. 우리 학교에는 꽤 여러 군데에 SDGs를 붙여놓고 모형도 있는데 학생들은 모두가 처음본다고 이야기했다. 그리고 SDGs 목표를 영어로 보여주었는데, 그 뜻을 이해하지 못한 학생들도 많았다. 나중에 학생들이 학습지에 적은 것을 확인해보니 해양 생물들을 지킨다, 숲을 가꾼다 등 목표 그 자체를 쓰지, 구체적으로 실천할만한 내용을 쓴 학생들은 3~4명 밖에 없었다.



[Case 2: 열정반]
그래서 다음 반에 들어가서는 학습지를 나눠주지 않았다. 칠판에 마인드맵을 그려놓고, 학생들의 의견을 들었다.


학교에서 할 수 있는 것, 집에서 할 수 있는 것, 학교 식당에서 할 수 있는 것 등으로 나누어 함께 생각해보았다. 그랬더니 조금은 더 실천적인 내용들이 나왔고, 80퍼센트의 학생들은 수업에서 의미를 찾은 것처럼 느껴졌다. 사실 한국의 학생들은 6학년 2학기 때 배우는 내용인데, 말레이시아에서는 다루지 않는다는 사실도 처음 알았기에, 이 수업이 충분히 의미있었다고 느껴진다.
사실 한국에서 사회시간에 이 챕터를 나갈 때면 나도 졸업식 준비에 정신이 없어서 넋이 나간 채로 수업을 하곤 했다. 하지만 이번 교류 사업에 참여하면서 많이 성장한 덕에 앞으로 이 마지막 단원을 다룰 때면 더욱 사명감을 갖고 수업을 열심히 진행할 듯 하다.
 

3) 선생님들과의 작별 인사

정말 한 달 내내 아직은 Bye라고 할 때가 아니야, 울 필요 없어 라고 말하고 다녔는데, 송별회는 목요일에 해놓고 출국하는 그날까지도 선생님들과의 못다한 식사를 함께하고, 매일 학교에 출근했다. 마지막 날은 테하쌤이 자기 좋아하는 한국 음식 함께 시켜먹자고 한 적이 있었는데, 그 식사 한 번을 하지 못해서 마지막날이라도 함께 하고 싶었다. 그 소식을 들은 교감쌤과 행정실 선생님들이 왜 한국가는데 한국음식을 시키냐 하며, 내가 좋아하는 사테까지 시켜주셔 맘껏 먹었다.



송별회 이후에도 선생님들과 편지, 선물들을 나누며 정말로 작별 인사를 했고, 마지막 날은 정말 믿기지 않았지만, 6개월을 지냈던 내 교무실 책상을 다 정리하고 모든 선생님들과 마지막 인사를 나누며 발길을 돌렸다.

저 한글 캡션은 우리 아리빠쌤이 직접 단..! 나비랑 아리빠는 한국어 능력자다. 위에는 첫 날 찍은 사진, 아래는 마지막 날 찍은 사진

송별회날 끝나자마자 다들 수업 들어가셔서 단체사진 찍을 시간이 없어서 월욜에 요청해서 찍은 사진!
첫 주에 두끼갔던 사진
아랍어 교과서를 준 나비에게, 나도 내가 만든 한글책을 선물
나시르막 좋아한다고 우리 프리티마쌤이 직접 만들어오셨다
교육부에서 마리암이 사주신 것
우리 쉐리쌤, 프리티마 등 7명 같이
처음에 이름 읽기가 너무 어려웠지만 친해진 라센드라
마지막까지 밥 사주는 이본♡ ㅜ.ㅜ 라마단때부터 맨날 밥 사주는 언니
영롱한 사라왁 케이크 나눠먹기
교장쌤 픽, 못먹었던 조개 원없이 먹었다. 이런 팟으로 5개는 시킴

4) 말도 많고 탈도 많던 교육청 프레젠테이션

허.. 슬랑오르 교육청은 참 6개월 간 우리에게 여러 상처를 남겼다. 물론 그나마 나는 KL에 있어 피해가 덜했지만,, 마지막 주간까지도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우리는 말레이시아를 뜨기 전 그동안의 활동을 발표하는 시간이 분명히 있긴 있겠다 생각했는데, 그것이 언제인지, 2박 3일인지 당일치기인지 아무도 알 수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갑자기 우리나라로 치면 세종에 있는 교육부! 교육청도 아닌 교육부(핑크모스크로 유명한 푸트라자야 지역)에서 발표를 할 것이고, 흰색이나 초록색 옷을 입지말라는 공문이 왔다. 발표 자료는 내일까지 보내라고. ㅎㅎㅎ

APCEIU 측에서도 갑작스럽게 메일 통보를 받으셔서 어떻게 진행되는 것인지 다시 한 번 확인 문자를 보내셨다. 그러나 우리 또한 당황하기는 마찬가지. 갑자기 수요일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발표를 한다고 했다. 시간표도 없고, 왜 늦게 끝나는지도 모르고, 발표 형식도 몰랐다. 옷 색의 제한이 있는 것을 보니 크로마키를 두고 발표 영상을 제작하는 것인가 싶었다. 그런데 청중은 아무도 없는 것인지도... 아무것도 알지 못했다.



실제로 가보니 아니나 다를까 촬영 장비가 세팅되어 있었고, 한 명 씩 들어가서 EBS 강의하듯이 강의하는 것이였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흠... 막상 시작했는데 프레젠테이션이 너무 멀리 있어서 읽을 수가 없었고(영어도 버벅거리는 마당에 ㅠㅠ), 촬영은 처음이라... 카메라를 보라는데 내 눈동자는 PPT에 가있으니 처음 세팅에 오랜 시간이 걸렸다. 그래도 뭐... 어찌 안 되는 건 없기에 다 마무리하기는 했다.


그러나 우리의 공통적인 의문!

영상 촬영해서 공유하는 목적으로 교육부에 가는 거였다면 학교마다 이 정도 장비와 시설은 있었는데 왜 굳이 모인 것인가. 멘토들까지 8명이 돌아가며 하다보니 시간만 오래 걸렸다.

이와중에 나는 대부분의 옷이 흰색이라 흰색 피하려고 정중하게? 원피스를 골라 입었는데, 치마가 무릎 위로 올라와서,, 이러면 교육부에 출입 자체가 안 된다고 하여 아침에 학교 왔다가 갈아입고 왔다... 하... 마지막까지 도대체 서로의 문화를 존중하는 것은 어디까지가 적정선인가 라는 의문을 품으며 정말 자유의 한국으로 떠날 때가 되었구나... 싶었다. 내가 흰색이 아닌 어두운 옷은 다 캐주얼복인데 그러면 교육부에 발표하러 가는데 캐주얼하게 가느냐, 이보다는 정중한 원피스가 낫지 않느냐 반문을 했는데, 돌아온 답변은 무릎을 덮지 않으면 출입 자체가 거부될까봐 걱정된다는 것이였다... 하... 정말 겪어봐야만 이것이 사소한 게 아니라는 걸 느낄 수 있다. 다행히 검은색 저고리 있었어서 갈아입었다.
 
(나중에 사후연수와서 말레이시아에 다녀오신 선생님들과 이야기를 나누니 다른 교육청들도 마찬가지로 소통에 어려움이 많았었다고 한다. 이걸 소통이라고 해야할 지 모르겠지만..!)
 

어찌됐든 이렇게 꿈만 같은 6개월이 지나가고, 8월 20일 한국 도착,
2박 3일 간의 APCEIU 사후 연수를 마치고 정말로 일상으로 돌아오게 되었다.

돌아오자마자 올리브영 쇼핑, 미용실 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