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복직 전에 내 스스로 말레이시아 파견에 대한 개인적으로 정리해보고 싶었다. 공식 발표에서는 공적인 내용들을 주로 발표해지만, 다른 선생님들의 발표를 들으며 그래 이런 기억들도 기록해 놔야지 싶었고, 발표를 들은 분들도 실패한 순간, 학생들이 힘들었던 순간은 없냐고 하셨기 때문이다. 한국으로 온 말레이시아 선생님도 어떤 게 기억에 남냐고 했는데 다 기억에 남는다며 제대로 대답을 못했다.
사실 우리 멘토 선생님은 내가 한국에 귀국한 다음 날 다시 다른 일정으로 한국에 방문하셨었다. 그래서 한국에서도 여러 번 보고, 집에도 초대했었는데, 오늘 다시 본국으로 돌아가셨다. 다른 선생님들보다 조금은 늦은 작별인사를 할 수 있었지만, 결국은 작별인 만큼 먹먹했다.
Anyway, 사진으로 꼽는 6개월 간의 파견 일상
행복했던 순간
내가 행복했던 순간이라고 한다면, 그저 매 일상에서 학생들이 "굿모닝 미스 지수"라며 밝게, 예의바르게 인사해주었던 때가 아닐까 싶다. 사진처럼 먼 복도, 다른 층에 있을 때에도 너무나 밝게 인사해주던 학생들^-^출근 5일 만에 선생님들이랑 떡볶이 먹으러 갔던 날. 정말 일주일 동안 말레이시아 문화에 적응하기 위해 내 자신이 알게 모르게 힘을 많이 썼는지 한국 음식을 보는 순간 정말 행복했다. 그리고 그 음식을 우리 말레 쌤들이랑 먹으러 왔다는 게 너무 감사하고 한국인으로서 존중받는 느낌이 들었다. 사실 귀국 때보다도 나는 이때가 진짜 와 한국이구나 하고 감사했던 순간이다.첫 수업 태극기와 무궁화를 어떻게 흥미롭게 수업할 수 있을까 하다가 생각해낸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변형게임. 학생들이 너무나 즐겁게 참여했고, 모든 학급에서 좋은 반응이 있었기에 수업할 때면 항상 행복했다. 아마도 수업에 쓰는 영어도 가장 체계적으로 준비하고 한 수업이 아니였을까.1L의 GWEN. 말레이시아에서 지내면서도 힘들었던 순간들이 물론 있었다. 그러던 와중 칸틴에서 혼자 울고 있는 그웬을 만났는데, 자기는 친구가 없다며 울고 있었다. 내가 친구가 되어주겠다고 하니 1초의 망설임도 없이 너무나 밝게 웃는 아이를 보며, 오히려 내가 외로움이라는 감정은 내가 만들어낸 거구가 하고 깨달았다. 이렇게 주변에 손만 뻗으면 바로 나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한 가득인데.AR이랑 생일날 간 여행. 내가 경험해봤으면 좋겠다고 이렇게 텐트도 가져오고 두리안도 사오고 하는 모습에 감동했고, 정말 덕분에 잊을 수 없는 생일이였다.
내 생일인지도 까먹었는데, 교무실에서 선생님들이 깜짝 파티 해주신 날. ㅠ_ㅠ 한국어로 생일 축하 노래 불러주시는데 진짜 감동이였다.
기억에 남는 순간
우리 같이 파견된 말레쌤들이랑 현지연수 마치고 각자 학교에서 화이팅하자고 하며 남겼던 사진. 정말로 우리 말레쌤들이 6개월의 생활에 많은 힘이 되었다. 소중한 동료들!!! 아직도 이때의 설렘과 싱숭생숭함이 기억난다. 멘토 선생님 차를 타고 내 집으로 향하던 순간!학생들과 만났던 첫 어셈블리 시간. 지금 그때의 사진과 영상들을 보니 이제 서로 익숙해진 학생들과 선생님이라서 감회가 새롭다. 교사 명찰을 받고 나니 사명감도 생기고, 모든 학생들이 나에게 집중하며 반짝이는 눈으로 쳐다보면서 열심히 교가도 부르는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난다.잊을 수 없는 여우와의 추억. 말레 KL 학교 교무실에는 여우도 들어옵니다~ 마지막날까지도 이 에피소드 가지고 선생님들과 이야기하고 나는 실제로도 하 내가 또 음식 교무실에 놓고 가지 않았나 하며 매일 아침 걱정 반 갖고 출근했다. 다행히 이 날 이후로는 여우 발자국 한 번 더 보고 그 이상 보지 못했다.3월 이프터 때 선생님과 주변 아는 사람들 다 불러와서 학교에서 같이 저녁식사 했던 때이다. 당시에 말레이시아어도 하나도 모르고 분위기를 읽을 수가 없어서 사진사께서 오른쪽 보세요~ 했는데 나만 이해못하고 앞을 보고 있는 모습 ㅋㅋㅋ어디서나 아픈 손가락은 기억에 남는다. 거의 마지막 수업이였는데, 2학년 학생들과 딱지를 만들었다. 중간 정도에 아련한 눈빛으로 빠이를 하고 있는 학생이 딱지 만들기가 너무 어려웠는지 눈물을 흘렸었는데, 중간 중간 도와주었더니 흥미를 가지고는 세 개나 만들어서 보여주었었다. 학생의 성장을 위해 지지대 역할을 한다는 기분이 들 때 뿌듯하다! 근데 가끔은 지식전달이 아닌 더욱 열심히 짠 프로젝트에서 나의 도움이 정말 눈에 보이는 결과를 만들었는지 확인하기가 매우 어려워서 지칠 때가 많다. 눈에 보이지 않았더도 도움이 되었겠지?..이 사진은 송남초 학생들이랑 교류하기 위해 말레의 악기를 설명하는 영상이다. 맨 오른쪽 남학생은 거의 수업에 참여를 안하는데 이렇게 열심히 하고 있다는 게 너무 놀랍다는 선생님들의 피드백을 받았던 장면. 나도 이 5L반은 한 명 한 명 기억에 남는다. 초등교사 본능 어디 안가는지 이렇게 한 명 한 명이 눈에 보일 때 기쁨을 느낀다.우리 강강술래 애기들. 4월 쯤이라 아직 다른 학급 수업으로는 태극기-무궁화 수업만 하던 와중에 완전 우리나라 민요를 가르쳤던 수업이다. 문화가 완전히 다르고 노래도 남생아 놀아라~ 강강술래~ 고사리 대사리 꺾자 이러는데 재미있게 받아들이는 모습이 신기했다. 오히려 우리나라 학생들에게 가르치면 너무 옛날 할머니들의 목소리에 위화감을 갖기도 하는데, 국악이 옛날 것이라는 생각은 오히려 내 편견이였나 싶기도 하다. 아무것도 모르는 학생들은 이렇게나 재밌어 하는데. 페스티벌 끝나고도 아이들이 돌아가며 언제 또 강강술래 하냐며 물었었다.게임이 들어간 수업은 학생들 모두가 참여할 수 있도록 한다는 점에서 정말 중요하다. 나도 많이 하려고 하지만, 수업마다 학습목표마다 활동은 달라질 수 있으니, 항상 놀이활동을 사용하지는 않는다. 이 사진에서는 맨 오른쪽에 학습지를 들고 있는 남학생이 수업시간 전 친구와 싸워서 활동에 참여하려고 하지 않았다. 그러나 다른 친구들도 나도 어서 마음이 풀렸으면 좋겠다고 하며 수업에 참여하도록 유도했는데, 어느새 친구들과 게임을 하며 학습지에 다른 친구들의 이름을 꽉 채워 넣었다^-^순둥순둥 모먼트 ㅋㅋㅋ 어떤 남학생이 중간에 파란색 옷 입은 여학생의 텀블러를 쓰러뜨려 물이 흘렀는데, 어디선가 학생들이 물걸레를 가져와서는 닦는 모습이다. 누구 하나 울지 않고 누구 하나 화내지 않고, 함께 문제를 해결하는 모습에 이 순수한 아이들을 어찌해야 하나 싶었다. 이게 사람사는 공동체의 모습이 아닐까.이렇게 학생들이 수업에 몰입하는 순간들이 참 가르치는 즐거움을 느낄 때이다. 경찰옷을 입은 이 학생, 까불까불 내가 뭘 말할 때마다 말대답도 하고 그런 학생인데 누구보다 신나가지고 한국어로 "이름이 뭐에요~?"하며 놀이 활동에 즐겁게 참여했다.음악 수업 고민이 많았는데, 이 수업은 모든 반에서 인기가 많았다. 앙클룽 알기, 주요 3화음 연주하기, 합주하기 여러 활동 중에 단연 모든 학생들이 좋아한 활동은 합주하기였다. 합주하기에 무슨 힘이 있는 거지~~~현실감 1도 없었는데, 송별회 날 학생들이랑 한 명 한 명 인사하면서 정말 이곳을 떠나는 구나 싶었던 순간. 그러고도 마지막 날까지 학교에 출근했지만~ ㅋ.ㅋ
실패한 수업 이야기
허허.. 유독 음악 수업은 실패한 수업이 많은 듯 하다. 이 수업은 네모의 꿈 뮤직비디오 만들기였는데, 내 생각에는 배움을 준 것 같지 않다. 학생들이 이 노래가 재미있는지도 잘 공감하지 않았고, 완성한 영상을 볼 때도 함께 만든 것에 대해 특별하다고 느낀 것 같지 않았다.가창수업은 다 망했다고 봐야하지 않을까? 모두 다 꽃이야, 다섯 가지 예쁜 말 노래부르기 수업들은 다 너무 어려웠다. 내 스스로도 이게 어떤 의미가 있을까 라고 고민해서 이지 않을까. 가창이 아닌 감상으로 갔어야 했나 싶기도 하고... 여전히 너무 어렵다. 그럼에도 열심히 부르는 학생들이 있고, 가사의 의미를 찾아내느라 재미를 느낀 학생도 있지만, 모든 학생이 공감하며 수업을 진지하게 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 수업사진을 보니 웃어서 다행이지만, 수업을 할 때에는 내가 몇몇 학생들을 나와서 불러보도록 했을 때 분위기가 좋지 않았다. 이제 절대로 몇몇 나와서 부르라고 하지 말아야지... 한국에서도 안되는 것을 왜 하려고 했을까아아아비무슬림 학생들과 갑자기 잡힌 수업에 대장을 찾아라, 유령열차 놀이를 했는데... 40명이랑 하기에는 진짜 정신없는 놀이였다. 그냥 컬러링이나 할 걸 싶었던 수업. 한국에서 우리 반 학생들 22명이랑 하는 것과는 차원이 달랐던..... 그럼에도 지나가다가 만나면 어떤 학생이 유령 열차 또 하고 싶다고 해서 뿌듯했지만 너무너무 힘들었다..한지로 나무 꾸미기 수업이였는데, 1시간 배당 받아놓고, 거의 2시간 수업을 했다;;; 2학년 학생들이 색칠하는 데 이렇게나 오랜 시간을 보낼 줄 몰랐기에... 사진의 학생은 1시간이 끝나고 중간에 있는 쉬는 시간에 칸틴 안가고 남아서 하던 것 마무리하는 중이다..이건 망한 것 까지는 아니지만, 나중에 알고 보니 두 학급이 함께 들어와있던 수업...;;; 내가 뭐 도와줄 겨를도 없이 학생 각자가 헤쳐나가야 하는 시간이였다. 원래 25명 정도 데리고 했는데, 중간 중간 들어온 학생들이 다른 학급 학생들이였을 줄이야;;;; 어쩐지 너무 많다 싶었는데 정말 너무 많은 거였다. 한 50명은 넘었을 듯요게 다섯 글자 예쁜 말 수업이다. 노래부르는 거는 재미없어 했던 것 같은데, 율동에는 또 되게 재미를 느끼는 모습이였다. 외국에서 가창수업을 진행한다면 어떻게 해야하는 걸까?... 이 뒤로도 음악 수업은 놓고,, 미술 수업을 많이 했다는 ㅎ1학년을 몰라뵀습니다 ㅋㅋㅋ 전 시간에 물감을 어떻게 활용했는지 배운 줄 알고, 물감 사용하고 싶다길래 색연필도 없으니 써라 했다가 다음 수업 선생님까지 곤란하게 했던 바로 그 수업 ㅋㅋㅋ 결국 제대로 수습도 못하고 나왔다..!
말레이시아! 초코아닌 밀로, 카페라떼 아닌 커피아이스따릭.
뭐가 되었든 말레이시아에서 행복이 무엇인지, 열정이 무엇인지, 내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어떻게 이 모든 것을 동료들과 함께 할 수 있는지 배울 수 있었다.